[카게히나] NINE PLUS ONE

"여기까지 찾아온거 보니, 너한테도 내 생각이 들리나보네." 의자 등받이에 걸터앉은 히나타가 말한다. 카게야마는 천천히 그 앞으로 걸어가 다섯발자국 정도 거리를 두고 멈춰섰다. 히나타는 어쩐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간만에 병실이 아닌 바깥공기를 맞아서인지, 머리칼을 다 헝클어 놓을만큼 꽤 강하게 부는 바람이 나쁘지 않았던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입고있는 병원복...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히나타가 사라진 것이다. 병실로 돌아온 히나타의 아버지는 병실에 홀로 주저 앉아있는 카게야마에게 히나타의 행방을 물었으나, 카게야마는 대답하지 못했다. 히나타의 아버지는 망연자실하며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병원이라고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 자신의 불찰이었다. 히나타가 말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지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일단 간...

진정제를 맞고 잠이든 히나타를 대신해 히나타의 부모님이 진료실을 찾았다. 꽤나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에 히나타의 부모님은 묻고싶은 것은 많았으나 차마 먼저 입을 떼지 못했다. 그 마음을 아는건지 안경너머 차트를 훑어내리던 의사의 시선이 부모에게로 돌아간다. "자녀분께서 오늘 학교에 나가셨다구요." 의사는 이미 아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끄덕여지는 고개에 ...

카게야마는 그대로 눈을 감고 히나타가 고개를 틀며 들어오는 것에 맞춰주었다. 히나타는 혀를 세워 깊게 휘저어오기도 하고 입술을 빨아들이며 잘근대기도 했다.갈급하게 숨을 뺏는 통에 시야가 아득하게 멀어진다. 카게야마도 히나타가 하고 싶어하는 대로 내버려두다가 형세를 바꾸어 자신이 히나타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제 허리를 단단히 붙들고 있던 카게야마가 등허리며 ...

3일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히나타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 꼬박 3일 째. 언제나 히나타가 자전거를 받쳐놓던 그 자리에서 카게야마는 히나타를 기다렸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분명 히나타는 쓰러지기 전날 까지만해도 멀쩡했었는데, 하루 밤 사이에 입원할 정도로 사람이 아플 수 있다는 게 카게야마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쩐지 히나타에게...

세상에는 예외라는 게 존재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 쯤은 마주하는 것으로 그 예외는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아니면 있는 듯 없는 듯 흘러갈 수도 있다. 또한 예외는 그에게 행운이 될 수도 또한 그 전으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의 큰 불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 것이 행운이 될 지 불행이 될지를 결정하는 것이 자신의 몫인가 조차 알 수 없는...